[신문] “착한 암이라고 방심?… 갑상샘암 10%는 예후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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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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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기준 남녀 전체 암 2위

대부분 증상 없어 모르고 지내
적극적 검사로 고위험군 찾아야
역형성암이 가장 안 좋은 유형
종양 크기·전이 여부 본 뒤 수술

아주대병원 이정훈 교수가 목에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은 30대 여성의 갑상샘 부위를 진찰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영화 ‘기생충’ 출연 배우 박소담(30)이 최근 건강검진 과정에 갑상샘 유두암을 진단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역시 갑상샘암 수술을 받은 유명 여성 뷰티 유튜버가 ‘20대에 암이라니’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해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갑상샘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다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젊은층도 암의 예외일 수 없는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중앙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샘암은 2018년 기준 남녀 전체에서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2017년에 비해 7.3% 증가했고 발생 순위도 4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국내에선 갑상샘암 ‘과잉 진료’ 논란이 제기된 2012년까지 발생률 1위였으나 이후 다소 감소해 2위로 내려앉았다. 2015년 이후 다시 증가 추세에 있다.

일각에선 2012년 이전 갑상샘암의 급증이 초음파 검사 남발로 인한 과잉 진단을 지목했다. 하지만 단순히 의료행태뿐 아니라 실질적인 위험요인의 증가를 간과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주대병원 갑상샘내분비외과 이정훈(47) 교수는 27일 “2012년 이전에 갑상샘암 발생률이 증가한 이면에는 유병률이 실질적으로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 암이 널리 분포하기 때문에 많은 진단 도구(초음파)가 투입되면서 많이 발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갑상샘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방사선 치료 시 쓰이는 방사성 요오드(iodine-131)나 X선, 감마선 등의 노출이 우선 거론된다. 어린 시절 뇌와 안면, 척추, 목 등에 CT촬영을 한 경우 갑상샘암 위험이 33~78%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가족력도 관련있다. 1촌의 친족(부모, 자녀, 형제·자매)이 갑상샘암을 갖고 있는 경우 위험성이 6.6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

 

아울러 가족 선종성 용종증이나 카우덴 증후군 같은 유전성 질환이 있을 경우 갑상샘암 발생이 각각 12%, 10%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갑상샘염을 가진 사람도 갑상샘암 고위험군이다. 이런 위험 요인이 있다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식품을 통한 요오드 섭취는 부족해도, 지나쳐도 암 발생에 영향을 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요오드 하루 섭취 권고량은 150㎍으로 미역이나 다시마, 김, 우유 등을 통한 요오드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교수는 “과잉 진단과 과잉 치료 중에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 다시 한번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유병률이 높음에도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가릴 수 있는 진단 검사를 하지 않는다면 고위험군의 치료 시기를 놓치게 돼 개인 혹은 사회적으로 큰 손실을 치러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단 검사를 적극적으로 해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을 가려내고 고위험군에서는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게 하고 저위험군에선 과잉 치료가 되지 않게 하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갑상샘암은 20대부터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며 2016년 이후 40대 초반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40~44세, 35~39세, 50~54세 순으로 환자 수가 많다. 다만 이들 연령대에서 방사능 등 위험 요인들의 노출 정도에 대한 자료는 없는 실정이어서 정확한 원인 규명은 힘들다.

갑상샘암은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고 사망률이 낮아 ‘착한 암’, 천천히 자라서 ‘거북이 암’으로 불린다. 하지만 다 그렇진 않다. 갑상샘암의 85~90%를 차지하는 유두암, 여포암(14.5~17.7%)은 비교적 예후가 좋으나 유두암 중 일부 변이암, 여포암 중 광범위 침윤암 등은 원격 전이가 잘 되고 사망률도 높은 편이어서 결코 안심해선 안 된다. 이 밖에 수질암(전체의 1~2%)이나 저분화암(1% 미만), 역형성암(1~2%)도 예후가 매우 나쁘다. 특히 역형성암은 우연히 발견돼 크기가 작더라도 2년 이상 살지 못하고 대개는 진단 뒤 수 개월 안에 사망하는 가장 안 좋은 유형이다.

갑상샘암을 진단받았다고 곧바로 수술해야 하는 건 아니다. 크기가 1㎝ 미만이거나 종양이 갑상샘내에 있고 림프절 전이가 없다면 당장 수술 않고 6개월 단위로 검사하며 지켜보면 된다. 하지만 관찰 기간 크기가 3㎜ 이상 자라거나 림프절 전이가 생기면 수술해야 한다. 갑상샘암 수술에도 정확도와 미용적인 면에서 장점이 많은 로봇 수술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겨드랑이(TA), 겨드랑이 및 유륜(BABA), 입과 잇몸(TORT)으로 로봇을 접근시켜 암을 제거하는 3가지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이 교수는 “로봇 수술은 미용에 관심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선호되지만 비보험이라 700만~1200만원의 비용이 드는 만큼 수술 방법 선택에 환자의 의중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각 수술법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본인이 선택하토록 한다”고 말했다.


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24647&code=14130000&sid1=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