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위암 줄고 있습니다, 더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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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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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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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암] ② 위암 편
짠 음식 덜 먹고, 헬리코박터는 제균… 정기검진 ‘필수’

한국인의 암하면 ‘위암’부터 떠올립니다. 위암 발생률이 전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죠. 그런데 한국인의 위암이 소폭 감소하고 있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는 폐암 발생자수가 위암 발생자수를 앞지르기도 했습니다.

위암 추이를 한번 볼까요? 20여 년 전인 2000년 위암 발생자수는 2만 1070명에서 2011년 3만 2016명으로 정점을 찍습니다. 그러다 감소해 2019년에는 2만 9493명을 기록했습니다. 2011년부터 8년 새 8% 감소한 것입니다.

위암, 왜 줄어들고 있을까요?

대한위암학회 한상욱 이사장(아주대병원 외과 교수)은 이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첫째, 조기 검진의 힘입니다. 현재 위내시경은 국가암검진에 포함돼 있습니다. 40세 이상은 2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혜택’인데요. 위내시경 검사가 일반화 되다 보니 위암 전단계인 위선종이나 이형성증을 찾아내고 제거를 할 수 있습니다. 검진 자체가 위암의 씨를 말린 셈이죠.

둘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크게 줄었습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위암의 가장 확실한 위험 인자입니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70%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50%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음식을 나눠 먹는 문화가 줄어드는 등 '위생 관념'이 높아진 결과입니다. 게다가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이유입니다.

셋째, 나트륨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만큼은 아니지만 위암의 한 원인인데,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줄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죠. 2011년 한국인 나트륨 하루 섭취량은 4831㎎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수준인 2000㎎의 2.5배에 육박했지만, 2019년 기준 3289㎎까지 줄어 8년 간 32% 줄었습니다.

위암 발생자수가 감소한 것보다 더 반가운 소식은 위암의 70%가 조기 위암이라는 점입니다. 조기 위암은 생존율이 95% 이상입니다. 조기 위암이라면 무서운 수술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위암 환자의 40%가 내시경으로 암을 떼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조기 위암 중에서도 분화도가 좋은 착한 암세포이면서, 암이 점막에 국한 됐을 때 내시경 시술을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림프절 전이도 없어야 합니다.

수술을 하더라도 가급적이면 작게 하는 추세입니다. 70%의 환자가 복강경과 로봇으로 수술합니다. 위암 복강경 수술은 개복 수술에 비해 합병증이 훨씬 적고, 통증도 적으며, 빨리 회복되고, 재발에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최근에는 위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환자가 잘 먹고 불편함 없이 남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위 기능 보존 수술’ 인데, 위의 소화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수술을 하는 것입니다.

2~3기 위암 환자는 수술과 함께 항암치료를 해야 합니다. 위암 항암제는 5FU, 시스플라틴 등을 씁니다. 최근에는 4기 위암의 경우 1차 치료제로 면역항암제 옵디보가 사용 승인 됐습니다. 4기 위암 치료에 무기가 늘어난 것입니다.

사실, 모든 암이 그렇듯 똘똘한 항암제 보다 중요한 것이 조기발견과 치료입니다. 조기에 발견되면 항암제를 쓸 일도 없죠.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정기 검진을 해야 합니다. 40세 이상 2년에 한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 외에, 가족력 등 위암이 우려되는 사람은 1년에 한번 검진을 해볼 수 있습니다. 2년 마다 위내시경 검진을 하면 90%가 조기 위암 상태에서 발견되므로 검진을 꼭 잊지 않아야 합니다.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헬리코박터 감염이 된 사람은 제균 치료를 하고, 짠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오래 저장한 음식도 위험합니다. 오래 먹을 수 있는 햄 등 저장성이 긴 음식에는 질산염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에 의해 위점막이 파괴되고 여기에 소금, 질산염이 가해지면 암 위험은 올라갑니다. 과일과 채소에 풍부한 비타민이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