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초기에 잡으면 생존율 90%…정기 검진 필수라는 ‘이 암’ [생활 속 건강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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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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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발생환자 연 3만명...전체 4위

초기엔 무증상으로 놓치기 쉬워

진행성 단계서 흑변·토혈 나타나

1기 생존율 90%...조기발견 중요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은 A씨(50세 남성)는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담당 의료진에게서 위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끔 속이 쓰리거나 식욕이 없었던 적은 있었으나 가벼운 증상에 불과했기에 A씨의 충격은 컸다.

국가암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해동안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위암 환자는 2만9361명이다. 이는 전체 암 발생 순위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발병 위험이 2배정도 큰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60~70대에 발병률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론 50대에서 흔히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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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은 위의 점막에서 시작되는 암으로 발병 단계에 따라 초기, 진행성, 전이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있더라도 소화불량, 속쓰림, 식욕부진 등 위염이나 위궤양 증상과 유사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진행성 단계에서는 복부에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흑색 변이 생길 수 있다. 단기간에 출혈이 심해지면 토혈을 하기도 한다.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체중이 줄어드는 것도 대표 증상이다. 전이가 시작된 경우에는 장폐색과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임선교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안타깝게도 위암 초기단계 때는 증상이 거의 없다”며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이미 진행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진행성 위암이라면 변이 어둡게 변하거나 피를 토하는 경우가 나타난다”며 “전이단계에 진입했을 땐 음식물이 위에서 입으로 역류하는 구토 증상 등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위암의 대표적인 원인은 나쁜 식생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가족력 등이다. 이중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1급 발암 물질로, 위점막과 점액 사이 기생하는 세균이다.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증의 다단계 전암병변을 일으킨다.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암에 걸릴 확률이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지원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위암의 주요 발병 요인인 헬리코박터균은 감염 시 별다른 증세가 없다”며 “위 건강 프로파일링 검사인 ‘게스트로패널’ 등 꾸준한 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미리 제거한다면 위암 발병률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암이 발견됐을 때는 암의 진행 경과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한다. 내시경 시술로 제거가 가능한 조기 위암을 제외하고는 1기부터 3기까지의 위암은 위 절제 수술을 시행한다. 표준 치료법은 위암과 주위 림프절까지 폭넓게 제거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도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을 하지 않아 절개 범위가 작고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술 후 통증과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환자들의 빠른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은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단을 챙기는 것이 필요한데 견과류, 해조류, 기름진 음식, 과당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피해야 한다. 특히 음식을 먹는 속도와 양에 유의해야 한다. 위 절제 수술을 한 경우에는 위가 이전처럼 소화나 저장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식과 섬유질이 과도하게 포함된 음식은 피하고 소량의 음식을 천천히 자주 먹는 것이 중요하다.

위암은 1기 생존율이 90%로 높은 편이다. 조기 진단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40대 이상이라면 1~2년마다 정기적으로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평소 소화성 기능장애가 자주 발생하거나 만성 위축성 위염, 악성 빈혈 등을 가진 고위험군일수록 정기적인 내시경, 조직 검사를 통해 위암 발생 여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임 교수는 “일반 사람들은 2년에 한번씩, 가족력이 있는 경우엔 1년에 한번씩 내시경 검진을 받길 권한다”며 “위암은 조기 발견할 경우 90%이상 완치된다”고 말했다.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은 비타민C, 베타카로틴, 비타민A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다. 짜거나 탄 음식, 산화물이 많이 첨가된 음식은 가능한 삼가야 한다. 민재석 고대안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최근에는 자극적인 식습관 등으로 젊은 연령대에서도 위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며 “위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한 만큼 과체중, 흡연, 음주를 경계하고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